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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치기 문화는 언제, 어디서 시작했을까?일상-기타 2021. 9. 9. 02:26반응형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요즘은 후루룩이 흔하다. 면치기를 하지 않으면 면을 제대로 못 먹는다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에 있던 문화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서 食事禮節(식사예절, 전정원 집필)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 예절은 다음과 같다.
"음식을 먹을 때에는 배부르게 먹지 말고, 또한 함께 밥 먹을 때에는 손을 쓰지 말고, 밥을 말아먹지 말며, 젓가락으로 흩어 떠먹지 말고, 그지없이 마시지 말며, 소리나게 먹지 말라." - 『예기禮記』
"얼굴과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대해야 한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밥상이 나오면 즉시 들어야 한다. 지체해서 음식이 식거나 먼지가 앉게 해서는 안 된다. 밥 먹을 때에는 기침하지 말고, 웃지도 말며, 다 먹고 나서는 하품하지 말고, 식사가 끝난 뒤 숭늉을 마시고 나서 다시 반찬을 먹지 마라. 무나 배나 밤을 먹을 때는 자주 씹어 사각사각 소리를 내지 말고 먹어야 하며, 국수와 국 그리고 죽을 먹을 때는 많이 먹어 꿀꺽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며, 물을 마실 때는 목구멍 속에서 꿀꺽꿀꺽 소리 나게 하지 말라. 상추쌈을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 크게 싸서 먹으면 부인의 태도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니 매우 경계해야 한다." - . 『사소절士小節』
일본도 마찬가지로 식사 때 조용히 먹는 것이 예절이다.
『왼손 위에 밥공기나 국그릇을 들었을 때에는 왼손 손가락 사이를 벌리지 말고 단정히 붙인 채 움직이도록 하면서 먹는다. 식기 놓는 소리, 국물 마시는 소리, 음식 씹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다만, 메밀 국수를 먹을 때는 제외이다.
일본도 음식 전통 예절은 조용히 먹는 것이다. 하지만 메밀 국수 먹을 때는 제외라고 한다. 동경가정학원대학 명예교수 에하라 아야코 씨는 '에도 시대'에 먹기 쉽도록 면 형태로 만들어 파는 것이 유행이 되면서 면치기 문화가 시작되었다며, "밖에 서서 소바를 먹을 때 '후루룩' 빨아들이면 면이 빨리 식어 쉽게 먹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전쟁 이후 라멘 문화가 발전했는데, 라멘은 전후 이후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일본인들은 포장마차나 가게 앞에서 빠르게 라면을 먹어야 했고, 빠르게 먹다보니 후루룩 소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인스턴트 식품 광고에서 착용되었고 TV에서 후루룩 소리내며 맛있게 먹으니 "후루룩 소리가 나야 맛있다."는 관념이 생겼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언제 후루룩 먹는 문화가 생겼을까?
이에, 한겨레 기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수를 먹는 민족 가운데 일본만이 소리를 내는 것이 오히려 ‘예의’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국수 빨아들이는 소리가 결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일제 치하에서 전해진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그 전에 이미 조선에서 국수를 소리 내어 먹지 말라는 문헌 글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중국도 소리 내어 먹는 건 결례라고 생각한다."
일제에 넘어왔다고 하지만 면치기가 유행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나는 식객에서 냉면은 끊어 먹으면 안 된다고 본 이후로 절대 가위로 잘라먹지 않았다. 냉면을 가위로 잘라먹는 것은 주방장에게 예의가 아니며, 끊어 먹지 않고 끝까지 먹어야 냉면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근데 면을 끊어 먹지 않고 먹으면 길고 긴 느낌이 기분 좋지만..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것을 정말 쉽고 빠르고 맛있게 먹는 사람이 등장했으니 바로 김준현이다.
이 영상을 보니 나도 절로 소리내며 국수를 먹고 싶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랬나보다. 생각해보니 저것도 6년이 되었는데...김준현 면치기 이후로 한국의 면 먹는 모습은 '후루룩' 소리내며 먹는 것으로 변했다고 본다.
하지만, 김준현 이후로 면치기 문화가 발전한 것은 아니다.
북한에서 넘어온 탈북자 태영호 의원도 말하기를. 면을 잘라서는 안 되며, 소리내어 먹는다고 한다. 실제로 옥류관에서는 가위를 내놓지 않는다.
또, 25년 전 TV 라면 광고를 보자.
후루룩 원조격 광고가 되겠다. "말이 필요없는 라면 광고"라면서 소리로만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1995년 광고인데 여기서 후루룩 소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만약, 한국 사회에서 후루룩 소리가 받아들이지 못 했다면, 광고에서 사용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후루룩 소리내어 먹는 것이 맛있다며 광고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 영상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대관령 라면 광고 이후에는 소리 안 나오는 광고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유튜브를 일본 지역으로 맞추고 ラーメン広告 (라면 광고)라고 검색해보았다. 80年代, 90年代 등을 붙여보아서 찾아보았지만 후루룩 소리내면 먹는 광고를 단 하나도 찾지 못 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일본 라면 광고에 영향을 받아 한국이 면치기를 시작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광고'만 보았을 땐, 한국 95년도 이후 스스로 면치기 문화를 퍼트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2012년에 반영한 김치 크로니클 다큐에서도 한국에서는 후루룩 소리내어 먹는다고 말한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리내며 국수를 먹고 있다.
후루룩 소리는 우리 전통 예절에 어긋난다. 하지만, 현대 식문화가 전통 예절과 어긋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후루룩 소리를 내어 즐겁게 국수를 먹을 수 있으나, 너무 소리가 커 남이 식사하는데 방해가 안 되는 것이 제일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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